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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2일, 드디어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위한 무균실에 입원했습니다. 본격적인 이식에 앞서 진행되는 고용량 항암치료 과정과 그 부작용을 견뎌냈던 실제 기억을 막상 글로 정리하려 하니,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만감이 교차합니다.
2022년 8월 처음 진단을 받은 이후 경남 집에서 서울까지 긴 거리를 왕복하며 차창 밖으로 바뀌는 계절을 바라보았던 지난 시간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무균실 입원은 그 어느 때보다 비장한 마음가짐으로 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위해 진행되는 항암 치료는 일반 차수의 항암과는 차원이 다른 '고용량(고함량) 항암요법'입니다. 체내에 혹시라도 남아있을지 모르는 미세 암세포를 완전히 사멸시키고, 소중한 세포가 들어올 수 있도록 골수를 깨끗하게 비워내기 위해 평소 투여량의 5배에서 10배에 달하는 독한 항암제를 수일에 걸쳐 주입하게 됩니다.
1. 고용량 항암제 주입 과정

무균실 입원 후 진행된 고용량 항암 투여 스케줄표
무균실 입원 후 진행된 고용량 항암 투여 스케줄표
남편은 빽빽하게 적힌 스케줄표를 보며 두려움과 희망이 교차하는 듯 깊은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동안 받아왔던 항암치료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설명을 의료진으로부터 거듭 들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스케줄표를 받아 들고 복잡한 치료 과정을 들을 때, 머리로는 그 어떤 순간보다 차갑고 또렷하게 상황이 이해되었습니다. 하지만 가슴 한편에는 마치 거대한 산 앞에 홀로 서 있는 듯한 막막함과 두려움이 묵직하게 가라앉았습니다.'과연 이 힘든 과정을 끝까지 무사히 버텨낼 수 있을까' 마음이 무거웠지만, 정해진 스케줄에 맞춰 하루하루를 온 힘 다해 견뎌내다 보니 결코 넘어설 수 없을 것 같았던 그 높은 산을 마침내 건너올 수 있었습니다.
- 치료 기간: 무균실 입원 후 약 6~8일 동안 쉬지 않고 고용량 항암제가 연속으로 투여됩니다.
- 중심정맥관 주입: 히크만 카테터 등 중심정맥관을 통해 24시간 내내 정해진 스케줄에 맞춰 강력한 항암제가 주입됩니다.
- 수액 및 소변량 체크: 독한 항암 성분이 방광과 장기에 손상을 주지 않도록 엄청난 양의 수액이 함께 들어가며, 간호사 선생님들께서 소변량과 배설 상태를 수시로 밀착 체크합니다. 남편의 경우 소변양과 횟수를 꾸준히 기록하였습니다.
2. 직접 체감한 주요 부작용과 증상
- 극심한 오심과 구토: 강한 약제 성분으로 인해 음식 냄새는 물론, 물 한 모금 머금는 것조차 힘들 만큼 속이 뒤집히고 감각이 극도로 예민해집니다.
- 구내염(입안 허물어짐): 입안과 목구멍 점막이 까지고 허물어져 침을 삼키는 것조차 통증이 찾아옵니다. (얼음찜질과 주기적인 가글이 필수입니다.)
- 소화기 증상 및 장염: 장점막이 자극받으면서 잦은 설사가 동반될 수 있어 체력 소모가 매우 심해집니다. 남편은 변비를 동반했습니다.
- 혈액 수치 하락과 극심한 피로: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수치가 '0'에 가깝게 떨어지며 오한과 함께 손가락 하나 움직이기 힘들 정도의 무기력함이 찾아옵니다.
- 수면장애 : 남편은 평생 처음으로 수면 유도제와 수면제를 복용하였습니다.
- 온몸에 머리카락을 비롯해 털이라고 생긴 것은 하나도 남지 않았습니다.
- 뼈통. 근육통 온몸이 아리고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이라고 했습니다.
- 시력저하: 남편은 눈이 아리고 앞이 흐려 보인다고 안약을 따로 처방받았습니다.
3. 무균실에서 부작용을 견뎌내는 방법
힘든 부작용을 견뎌내는 과정은 결국 마음가짐과 적극적인 증상 조절에 달려 있었습니다. 무작정 참기보다는 의료진의 도움을 받으며 D-day를 바라보고 하루하루 버텨내는 것이 체력과 멘털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습니다.
- 증상 발생 시 즉시 약 요청: 오심, 통증, 설사, 변비 등의 부작용이 심해지기 전에 참지 말고 의료진에게 진통제나 진토제를 바로 요청해서 투여받는 것이 체력 보존에 큰 도움이 됩니다.
- 철저한 구강 소독 가글: 구내염 악화와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병원에서 안내해 준 소독 가글액으로 수시로 입안을 깨끗이 헹궈내야 합니다.
- 긍정적인 멘털 유지: 온몸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고통이 오지만, "이 고비만 넘기면 내 세포를 다시 주입받아 완치로 간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몸도 마음도 진이 다 빠지는 힘든 시간이었지만, 소중한 세포를 다시 주입받을 D-day를 바라보며 하루하루를 버텨냈습니다.
무균실 입원을 앞둔 환우와 보호자분들께 전하는 소회
돌이켜보면 고용량 항암치료를 진행했던 그 시간들은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극한에 다다르는 순간이 찾아오지만, 의료진의 처방과 지침을 철저히 따르며 견뎌내는 것만이 유일한 정답이었습니다.
입원 전에는 검색창에 온갖 부작용과 후기를 검색하며 불안한 마음을 달래곤 했지만, 막상 병실에 들어가고 나면 하루하루 정해진 일정을 해내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하게 됩니다. 보호자 역시 옆에서 함께 밤을 지새우며 마음고생을 하게 되지만, 환자에게 가장 큰 버팀목은 결국 가족의 의연한 태도와 따뜻한 말 한마디였습니다.
지금 무균실 입원을 앞두고 두려움에 잠 못 이루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그 긴 터널도 결국 끝이 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 경험담이 조금이나마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고용량 항암 치료는 몸의 모든 세포가 무너져 내리는 듯한 힘든 과정이지만, 이는 새로운 조혈모세포가 무사히 뿌리내리고 잘 자리 잡기 위한 필수적인 준비 단계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독한 항암제를 견디며 무균실에서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계실 모든 환우분들과 보호자분들께 힘찬 응원을 보내며, 무사히 생착을 마치고 건강하게 퇴원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