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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외래 진료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온 뒤, 저희 집의 일상은 조금씩 안정적인 궤도에 접어들기 시작했습니다.

퇴원 초기의 극심한 긴장감은 조금 내려놓았지만, 면역력이 아직 온전히 돌아오지 않은 상태이기에 '방심은 금물'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 체력 회복과 위생 관리에 집중했습니다. 때론 지인들의 안부 연락을 받으며 지난 일들에 대해 웃으며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했습니다. 이식 당시 "살아만 돌아가면 와이프에게 정말 잘해주겠다"며 너스레를 떨던 남편이었기에, 이렇게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 순간순간이 더욱 감사하고 다행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병원 치료를 받는 동안에는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었지만, 집으로 돌아와 규칙적인 생활을 이어가다 보니 마음의 여유도 조금씩 생겨났습니다.

1. 집 안에서의 가벼운 운동과 체력 끌어올리기

이식 후에는 근육량이 많이 줄어들고 쉽게 피로해지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 동네 강변길 산책하기: 시골이라 사람과의 접촉이 적어, KF94 마스크를 착용하고 한적한 동네 강변길을 하루 10~15분씩 가볍게 걸으며 체력을 올렸습니다.
  • 가벼운 스트레칭: 침대에 오랫동안 누워 있어 굳은 관절과 근육을 풀기 위해 아침저녁으로 둔근과 다리 스트레칭을 진행했습니다.
  • 휴식과 수면의 균형: 조금이라도 피로감이 느껴지면 즉시 누워서 휴식을 취하며 몸의 신호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 무리하지 않는 규칙성 : 매일 같은 시간에 조금씩 움직이는 습관을 들이다 보니, 남편의 표정도 한결 밝아지고 다리 힘도 조금씩 올라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 멸균 식단 적응과 혈당. 영양 관리

첫 외래에서 혈액검사 수치가 잘 유지되고 있다는 말을 들은 후, 식단 준비에도 조금 더 확신이 생겼습니다. 입맛이 돌아오며 먹는 양도 늘어났지만, 약물 영향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혈당 변화를 막기 위해 영양과 혈당 관리를 함께 신경 썼습니다.

  • 단백질 중심의 푹 익힌 반찬: 근육 회복을 위해 푹 삶은 수육, 바싹 구운 생선, 닭백숙, 완전히 익힌 계란찜 등을 매끼 빠짐없이 챙겼습니다.
  • 혈당 유지를 위한 식사 순서와 잡곡: 식후 급격한 혈당 상승(혈당 스파이크)을 방지하기 위해 푹 익힌 채소 나물을 먼저 먹은 뒤 단백질과 밥을 먹는 순서를 지켰고, 흰쌀밥 대신 푹 삶아 부드럽게 만든 잡곡밥을 조금씩 곁들였습니다.
  • 따뜻한 물과 식후 가벼운 움직임: 약 복용과 수분 보충을 위해 따뜻한 보리차를 자주 마셨고, 식사 후 바로 눕지 않고 집 주변이나 강변길을 천천히 걸으며 혈당 안정에 힘썼습니다.

3. 두 번째 외래 진료와 수치 경과

두 번째 외래 방문 시 확인한 혈액검사 결과지

 

첫 외래 후 2주 뒤, 두 번째 외래 방문 날이 다가왔습니다. 여전히 긴장되고 떨림은 쉽게 이겨 낼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요즘은 병원 앱을 통해 외래 전 미리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서, 진료실에 들어가기 전 수치 하나하나를 먼저 유심히 살펴보곤 합니다. 이상이 없는 수치에 대해서는 교수님께서 별다른 말씀 없이 지나가시기도 해서, 앱으로 먼저 확인하는 마음이 더욱 조마조마합니다.

 

  • 주요 혈액 및 염증 수치 확인 : 염증 수치인 CRP가 0.11 mg/dL로 안정적이었고, 간수치(AST 29 IU/L, ALT 36 IU/L), 칼슘(9.9 mg/dL), 소듐(137 mmol/L) 등 주요 수치들이 모두 무난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앱으로 먼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미생물 검사(CMV) 모니터링 : 거대세포바이러스(CMV) 등 이식 후 주기적으로 체크해야 하는 항목들도 면밀히 살펴보고 점검을 받았습니다.
  • 처방약의 변화 : 전반적인 수치가 잘 유지되고 있어 그동안 복용하던 일부 항바이러스제와 보조 약물의 용량을 조절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마음의 부담도 조금은 덜어낼 수 있었습니다.

 

4. 보호자로서 느껴지는 작은 변화들 

처음 퇴원했을 때는 체온계 수치 0.1도에도 가슴이 졸렸고, 소독제를 손에서 놓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환자도, 보호자인 저도 점차 이 일상에 적응해 나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고 조심해야 할 것들이 많지만, 매일 피어나는 작은 회복의 신호들이 무엇보다 큰 힘이 되어줍니다.

조혈모세포이식 후 회복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고 계신 모든 환우분들과 옆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시는 보호자분들께 따뜻한 응원을 보냅니다.  치료 시작이 희망의 시작입니다. 오늘 하루도 안전하고 평안한 회복의 하루가 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작은 수치 하나에 웃고 울던 시간들을 지나 이제는 일상의 소소한 기쁨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회복 과정 중에 계신 모든 분들께 저희의 경험이 적게나마 따뜻한 위로와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