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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11일"

마침내 무균실에서의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 이식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 되는 D-Day(조혈모세포 주입일)를 맞이했습니다. 오늘 하루는 제 삶에서 잊을 수 없는 역사적인 날이자, 다시 새로 태어나는 뜻깊은 날입니다.

그동안 고함량 항암 치료를 견뎌내며 체내의 모든 세포 기능을 '0'으로 비워냈다면, 오늘은 미리 채집해 보관해 두었던 본인의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다시 주입하여 새로운 생명력을 채워 넣는 날입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치료 과정이 남아있더라도, 오늘 이  역사적

현장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격스러운 날이었습니다. 병동 간호사님들께서 첫 생일 축하카드를 가져다주셨는데 제대로 보관이 되지 않아 보여드릴 수  없는 점이  조금은 아쉽습니다.

1. 세포 주입(Infusion) 과정과 기억

막상 주입이 시작되니 낯선 향과 체온 변화로 몸은 얼어붙었지만, 이 세포 하나하나가 새로운 삶의 씨앗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감격스러움이 가슴 깊이 몰려왔습니다. 곁에 있는 남편의 표정에서도 감격과 설렘으로 가득 찬 마음이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해동 및 주입: 냉동 보관되어 있던 조혈모세포가 의료진의 손에서 신속하게 해동된 후, 히크만 카테터(중심정맥관)를 통해 수액처럼 천천히 몸속으로 흡수되고 있었습니다.

소요 시간: 세포 양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30분에서 1~2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남편은 1시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특이한 맛과 향: 세포 보존제(DMSO) 성분 때문에 세포가 주입되는 동안과 직후, 입안에서 옥수수나 마늘 냄새 같은 독특한 맛과 향이 진하게 감돌기도 했습니다.

 

2. 주입 중 주의사항 및 반응

다행히 의료진이 옆에서 상주하며 체온 변화와 상태를 밀착 체크하고 세심하게 다독여준 덕분에 큰 불안감 없이 고비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비록 답답함과 생경한 신체 반응으로 몸은 힘들었지만, 옆에서 온 마음을 다해 손을 꼭 잡아주는 순간이 있어 무엇보다 큰 위안과 힘이 되었습니다.

 

신체 변화 모니터링: 주입 도중 오한, 발열, 안면 홍조, 혈압 변화, 구토 등의 부작용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의료진이 곁에서 상태를 밀착 모니터링 해주었습니다.

수분 관리: 약제 성분이 몸 밖으로 원활하게 배출될 수 있도록 수액 투여와 함께 대소변 배출 상태를 지속적으로 체크했습니다.

세포 주입 시 환자가 느낀  신체 감각 : 주입 당시 냉동 세포를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주입해야 하는 특성상 환자는 체온의 변화를 느꼈고 가슴도 답답하다고 했습니다.

3. D-Day 이후, 간절한 기다림 (생착기)

세포 주입이 끝났다고 해서 바로 수치가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주입된 조혈모세포가 골수에 안착해 새로운 혈액세포를 만들어내기까지 보통 10일에서 2주 정도의 생착 기간이 필요합니다.

백혈구 수치가 바닥인 극도의 면역 저하 시기인 만큼, 철저한 위생 관리와 감염 예방에 전력을 다해야 하는 순간입니다.

독한 고함량 항암 과정을 무사히 견뎌내고 소중한 세포를 다시 품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지켜본 저는 같은 공간에서 같은 곳을 보며 똑같은 희망을 가질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지금 이 상황의 감사함 말고는 모든 게 사치라고 단정 지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보면서 저는 곁에서 함께 견뎌준 남편에게 깊은 감사함을 느꼈고, 앞으로 다가올 생착 기간도 기적처럼 잘 이겨내리라 믿게 되었습니다."

이제 세포는 들어갔고, 가장 힘든 '생착 기다림'의 시간이 남았습니다. 수치가 바닥을 치더라도 조급해하지 않고 무사히 생착되길 기도하며 하루하루 버텨야 했습니다.

 

조혈모세포 주입(D-Day)을 앞둔 분들을 위한 소소한 팁

세포가 주입되는 동안 느껴지는 특유의 약제 냄새(마늘이나 옥수수 향)는 생각보다 진하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입안에 얼음이나 상큼한 사탕을 머금고 있으면 냄새로 인한 입덕이나 구토 증상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순간적으로 체온 변화나 가슴 답답함이 느껴질 때는 당황하지 않고 바로 옆에 상주하는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D-Day는 비워냈던 몸속에 새로운 씨앗을 심는 날입니다. 비록 수치가 오르기까지 피 말리는 기다림이 시작되지만, 세포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음을 믿고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는 것이 환자와 보호자 모두에게 가장 필요한 마음가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