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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위한 첫 관문이자, 저희 부부에게 가장 피 말리고 아찔했던 조혈모세포 채집 과정을 기록해 보려 합니다. 평탄하게 진행될 줄 알았던 채집 일정은 예상치 못한 병실 내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순식간에 긴박한 상황으로 바뀌었습니다.
조혈모세포 채집을 위해서 항암 치료 4일을 마치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이틀 동안 기다리던 중이었습니다. 드디어 내일이면 채집이 시작되는 날이었는데, 예상치 못한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1. 병실 내 코로나 발생과 새벽 1시의 갑작스러운 격리
조혈모세포 채집을 앞두고 백혈구 촉진제 주사를 맞으며 준비하던 중, 남편이 입원해 있던 병실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불안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리던 중, 아니나 다를까 새벽 1시에 남편의 코로나 확진 판정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방역 지침상 보호자인 저는 더 이상 병실에 상주할 수 없었고, 결국 새벽 1시 반에 황망한 마음으로 홀로 경남 집으로 내려와야만 했습니다. 남편은 즉시 격리실로 이동되었고, 곁에서 간병해 주지 못한다는 죄책감과 걱정 때문에 내려오는 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2. 40도 고열 속에서 진행된 중심정맥관(카테터) 삽입

조혈모세포를 채집하려면 많은 양의 혈액을 기계로 보낼 수 있는 중심정맥관(히크만 카테터 또는 도플러 관)을 꽂아야 합니다.
하지만 코로나 확진 이후 남편은 체온이 40도까지 오르락내리락하는 심한 고열에 시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몸을 가누기조차 힘든 고열 상태에서 시술실로 이동해 중심정맥관을 꽂는 과정을 혼자 견뎌내야 했습니다. 멀리서 전화로 소식만 들어야 하는 보호자의 입장은 그야말로 피가 말라가는 듯한 고통이었습니다.
3. 격리실에서 홀로 견뎌낸 조혈모세포 성분채집
중심정맥관 시술 후 곧바로 격리실에서 성분채집기 기계를 연결하여 조혈모세포 수집에 들어갔습니다.
고열과 골수통의 이중고: 백혈구 촉진제로 인한 허리·골반의 뼈 통증(골수통)에 코로나 고열까지 겹쳐 남편의 체력은 바닥이 난 상태였습니다.
골수통 완화를 위한 준비: 백혈구 촉진제를 맞으면 허리와 골반에 뻐근한 통증이 강하게 올 수 있습니다. 진통제 처방 가능 여부를 미리 의료진과 상의하시고, 온찜질이나 마사지용품을 챙겨두시면 큰 도움이 됩니다.
외로운 싸움: 일반 병실이라면 보호자가 곁에서 얼음찜질이라도 해주고 물이라도 챙겨주었겠지만, 격리실 특성상 의료진 외에는 아무도 들어갈 수 없어 홀로 5일을 침대에 누워 기계를 견뎌냈습니다. 무균 격리실이라는 공간은 단순히 감염을 막는 장소를 넘어, 오롯이 환자 혼자서 고통을 짊어져야 하는 외로운 섬과도 같았습니다. 창문 너머로 바라보는 풍경조차 제한된 작은 방 안에서, 24시간 내내 웅웅 거리는 기계 소음과 투박한 주사 바늘 다발을 달고 버텨내는 시간은 정신적으로도 큰 시련이었을 것입니다.
보호자인 저 역시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남편의 지친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아무것도 직접 해줄 수 없다는 무력감에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습니다. 손 한번 따뜻하게 잡아주지 못하고, 고열로 타들어가는 입술에 물 한 머금 챙겨주지 못하는 안타까움은 격리실 안의 환자만큼이나 밖을 지키는 보호자에게도 소리 없는 전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차갑고 외로운 Isolation(격리)의 시간 동안 남편을 버티게 한 것은 반드시 이겨내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겠다는 강한 의지였습니다. 혼자만의 외로운 싸움이었지만, 서로를 향한 간절한 마음만큼은 유리창을 넘어 격리실 안팎을 긴밀하게 이어주고 있었습니다.
4. 기적처럼 달성한 채집 목표량과 냉동 보관
독한 코로나 바이러스와 40도의 고열 속에서도 남편의 의지와 의료진의 집중 케어 덕분에, 이식에 필요한 목표량의 조혈모세포를 무사히 채집할 수 있었습니다.
수집된 소중한 조혈모세포는 안전하게 영하 150도 이하의 초저온 냉동고에 보관(동결)되었습니다. 힘든 와중에도 끝까지 버텨준 남편이 고마우면서도, 곁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미안함에 마음이 아렸던 순간이었습니다.
※ 백혈구 촉진제 지원 혜택: 참 다행스럽게도 혈액암센터 및 관련 지원 사업을 통해 백혈구 촉진제 주사 비용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었습니다. 고가의 치료비 부담이 큰 투병 과정에서 이러한 경제적 지원 제도는 저희 가족에게 작지만 큰 힘과 위로가 되었습니다.
※ 지자체 및 센터 지원 사업 확인: 치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백혈구 촉진제나 이식 관련 치료비 지원 제도가 있는지 병원 내 사회복지팀이나 혈액암센터를 통해 사전에 꼭 확인해 보세요.
이식을 준비하는 과정은 매 순간이 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불안하고 힘들지만, 하루하루 견뎌내다 보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찾아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고된 투병과 이식을 준비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실 모든 환우분들과 보호자분들께 저희의 기록이 작은 희망과 용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